전력·냉각기기도 반도체처럼 '슈퍼사이클'
LS, 공간 줄인 데이터센터용 배전반 공개
LG, 액체 냉각으로 내년 1조 원 매출 목표
'CES 2026' 개막일인 1월 6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퐁텐블루 호텔 엔비디아 부스에 데이터센터에 들어갈 서버랙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국내 기업들이 '뜨겁고 비좁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위한 전력·냉각 시스템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전력·가전 같은 비(非)반도체 기업들도 미래 먹거리를 찾아 AI가 만든 거대한 변화에 올라타는 모습이다.

AI 데이터센터 겨냥 전력기기, 관건은 크기



AI의 영향으로 반도체처럼 '슈퍼사이클'이 도래한 전력기기 분야에서도, 전력 소모가 크고 공간 제약이 큰 AI 데이터센터를 겨냥한 신제품이 나오고 있다. LS일렉트릭은 AI 데이터센터용 배전반 신제품인 '비욘드 X MDB'를 4일부터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일렉스 코리아 2026'과 '코리아 스마트그리드 엑스포 2026'에서 공개한다고 2일 밝혔다.

전기를 AI 데이터센터 곳곳으로 분배하는 배전반에서 중요한 제원은 '크기'다. 전력 사용량이 많은 AI 칩들이 높은 밀도로 꽂혀 있기에 많은 전력을 적은 면적의 기기를 통해 공급하는 게 중요하다. LS일렉트릭은 배전반 신제품이 기존 자사 제품 대비 공간 효율을 30% 이상 개선했다고 강조했다.

4일부터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일렉스 코리아 2026'과 '코리아 스마트그리드 엑스포 2026'에 설치될 LS일렉트릭 전시장 조감도. LS일렉트릭 제공


발전소에서 생산된 교류 전력을 직류로 변환하는 초고압직류송전(HVDC) 기술의 주된 타깃 중 하나도 AI 데이터센터다. LS일렉트릭은 변압기부터 밸브에 이르는 HVDC 설루션 전반을 전시회에 내놓았다고 밝혔다.

AI발 훈풍에 힘입어 전력기기 기업들은 반도체 기업처럼 실적 신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다. 전력기기 '빅3'로 묶이는 LS일렉트릭,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은 모두 지난해 매출 신기록을 세웠다. LS일렉트릭의 경우 지난해 세계 데이터센터 관련 수주액이 1조 원을 넘었고, 이 중 북미 수주액만 8,000억 원이 넘는다. 이날 발표된 LS그룹 지주사인 (주)LS의 지난해 매출도 31조 8,250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갱신했다.

공랭으론 한계... 액체냉각 시장 성장 전망

2일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공조 전시회 'AHR 엑스포 2026'의 LG전자 전시장에서 모델이 AI 데이터센터용 액체냉각 설루션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LG전자 제공


공기를 활용한 냉방만으론 한계에 부딪힌 데이터센터 냉각도 폭발적 성장이 예견되는 시장이다. 데이터센터 운영 비용의 40%에 달하는 냉각 비용은 글로벌 빅테크들의 골치를 썩이는 숙제다. LG전자는 2일(현지시간)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북미 최대 공조전시회인 'AHR 엑스포 2026'에 AI 데이터센터용 액체 냉각 설루션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액체 냉각 설루션은 데이터센터 내 그래픽처리장치(GPU) 같은 AI 칩에 냉각판을 부착하고, 냉각수를 냉각판으로 보내 열을 식히는 방식이다. 액체 냉각은 공기 냉각에 비해 설치 공간이 작고 에너지 효율이 높아 AI 데이터센터에 적합하다는 게 LG전자 설명이다. LG전자는 2027년엔 수랭과 공랭을 포함한 냉각 사업 분야에서 매출 1조 원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빅테크들이 당분간 데이터센터 투자를 늘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데이터센터 전력·냉각 시장도 덩달아 커질 예정이다. 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지난달 12일 세계 데이터센터 관련 투자가 2030년까지 최소 3조 달러(약 4,38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