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구, 고3 대상 실전 교육1월30일 동대문구 휘경동의 한 원룸에서 열린 ‘청소년을 위한 전세사기 예방 실전 교육’에서 김영숙 공인중개사가 학생들에게 자취방을 구할 때 확인해야 할 사항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전국 최초 ‘청소년 임장 수업’ 실시공인중개사와 인근 원룸 직접 찾아임대차 계약 등 배워···전세사기 예방 목적“학교서 배우지 못한 값진 지식 쌓아” “등기부등본이나 근저당·선순위 등 수학능력시험 지문에서만 보던 단어를 실제 문서로 직접 보니 신기해요.”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에서 구청이 운영하는 ‘청소년을 위한 전세사기 예방 실전 교육’에 참여한 A씨(20)가 웃으며 말했다.
그는 “처음엔 등본에 글씨가 너무 많아 깜짝 놀랐는데, 앞으로 자취방 구할 때 무엇을 어떻게 확인해야 하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며 “학교에서는 배울 수 없는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식을 쌓게 돼 유익했다”고 덧붙였다.
2일 동대문구청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고3 청소년을 상대로 임대차 계약을 배우고 매물로 나온 집을 찾아 확인하는 ‘강의+임장(현장 답사)’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고3을 대상으로 한 부동산 임장 교육은 국내 처음이다. 동대문구는 2년 전 대학가를 중심으로 전세사기가 번져 몸살을 앓은 뒤 이번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교육은 임대인·임차인에 대한 기본 개념부터 시작해 처음 계약을 접하는 학생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구성했다. 임대차 계약 전·계약 시·계약 후·마지막까지 점검해야 할 사항에 대한 리스트를 만들어 어떤 상황이 위험 신호가 되고,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를 짚어준다. 임장체험은 구청 홈페이지에서 신청을 받아 ‘3인 1조’ 소수정예로 운영된다.
이날 교육에는 대학 입학을 앞둔 고3 학생 2명과 서울시립대 편입을 앞둔 대학생 1명이 참여했다. 현장에는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서 추천한 김영숙 공인중개사(56)가 동행했다. 한 시간가량 서류와 계약서 보는 법 등에 대한 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매물로 나온 인근 원룸으로 이동했다. 김씨는 이동하는 동안 학생들에게 매물 주변의 마트와 병원, 교통 등의 인프라에 대해 안내했다. 집안 상태 못지않게 임차인 성향에 맞는 집 밖 인프라도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처음 방문한 원룸은 4.5평임에도 창문이 3개가 있어 볕이 잘 들고 환기가 잘되는 곳이었다. 김씨는 채광, 장판, 수압, 곰팡이 보는 법, 화장실 청결 여부 등 확인해야 할 것들을 학생들에게 꼼꼼히 안내했다.
그는 “가끔 보면 관리비가 4만원대로 저렴하게 나오는 방이 있는데, 그럴 때는 수도·전기세 등이 별도 인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두 번째로 간 곳은 7.5평 규모의 인근 원룸이었다. 방이 커진 만큼 화장대와 식탁 같은 새로운 가구를 들일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줄자를 이용해 학생들이 가구를 들일 공간을 직접 측정해 보고, 앞선 원룸에서 배운 대로 곳곳을 돌며 수압 등을 스스로 체크했다.
김씨는 “전기요금에 TV수신료 2500원이 붙어서 나오는데 그걸 모르고 그냥 내는 경우가 많다”며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를 보느라 TV설치를 안 하는 분들은 한전에 전화해 TV수신료 해지를 신청해야 헛돈이 새는 걸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부모님 권유로 생애 첫 임장에 나선 B씨(20)는 “기본적인 서류 외에 특약사항도 챙겨야 한다는 걸 처음 배웠다”며 “다른 사람들이 하는 질문을 옆에서 듣고 무엇에 관심을 보이는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좋은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아무리 작은 사항이라도 계약 전 현장에서 확인하는 습관을 익히는 것이 전월세 사기 예방의 출발점”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