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위고비 특허 만료 앞두고 비만약 가격 하락
일본은 보험 대상... 비급여도 한국보다 저렴
美, 트럼프가 낮춰... 위고비 알약 한달 20만원
한국에선 특허 만료 멀었고, 비싸도 '품귀 현상'글로벌 제약사 노보노디스크사가 개발한 비만 치료제 '위고비'. 로이터 연합뉴스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위고비', '마운자로(젭바운드)' 가격이 한국에서 유독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위고비 주성분 '세마글루타이드'의 특허 만료 시점, 건강보험 여부, 정부의 약가 인하 정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중국서 위고비 초기용량 26만원대→4만원대
2일 외신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위고비 제약사 노보노디스크와 마운자로 제약사 일라이릴리는 지난해 말부터 중국에서 경쟁적으로 비만약 가격을 낮추기 시작했다. 위고비 초기 용량 한 달치 가격은 약 26만6,000원(1,264위안)에서 4만9,000원까지 떨어졌고, 값비싼 고용량 제품도 51만8,000원에서 27만 원으로 하락했다. 마운자로 역시 초기 용량 11만7,000원, 고용량 33만6,000원으로 가격이 떨어졌는데, 지난달 일부 현지 보도를 보면 각각 6만8,000원, 19만7,000원에도 거래되고 있다고 한다.
두 제약사가 중국에서 가격을 급격히 낮춘 건 위고비 특허 만료 시점이 임박했기 때문이다. 위고비의 중국 특허는 다음 달 20일에 만료된다. 이에 중국 CSPC제약이 위고비 제네릭(합성의약품 복제약)을 개발해 상업화를 앞두고 있고, 다른 중국 제약사 10여 곳도 복제약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일본은 환자가 30% 내... 미국은 알약 22만원
일본에선 비만 치료제가 건강보험 급여 대상이기 때문에 저렴하다. 보험 적용으로 환자는 약값의 30%만 부담하면 돼 위고비, 마운자로 모두 고용량도 10만 원 초반대에 구매할 수 있다. 단 보험 적용을 받으려면 '체질량지수(BMI) 35 이상' 혹은 'BMI 27 이상+비만 관련 질환 2개'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데 미용 목적으로 구매하려면 약값을 전액 부담한다. 일본 현지 병원들에 따르면 두 약 모두 초기 용량은 14만~22만 원, 고용량은 37만~50만 원이다.
그래픽=신동준 기자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약가와 관세를 엮어서 제약사와 협상한 끝에 가격을 끌어내렸다. 의약품 직구 플랫폼 '트럼프Rx'나 노보노디스크 자체 플랫폼에서 현금으로 사면 위고비 주사제가 51만 원, 위고비 알약이 22만 원이다. 마운자로도 평균 50만 원 수준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메디케어(65세 이상 노인, 장애인 의료 지원)와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 지원) 대상자는 본인 부담금이 7만 원까지 내려가며, 민간 보험 이용자는 보험사에 따라 본인 부담금이 크게 낮아질 수 있다.
한국선 22만~35만원... 국산 약 나오면 싸질까
반면 한국은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이 형성돼 있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 '나만의닥터'를 보면, 위고비 초기 용량은 22만~30만 원, 고용량은 40만~60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마운자로 역시 초기 용량 29만~35만 원, 고용량 54만~60만 원 수준이었다.
비만약이 국내에서 비싼 건 △위고비 특허가 2028년 만료되고 △비싼 가격에도 '품귀 현상'을 빚고 있어 제약사 입장에서 가격을 낮출 유인이 없기 때문이다. 특허는 국가마다 출원, 등록, 연장 제도가 다른 '속지주의'를 따르는데, 노보노디스크가 제출한 '위고비 특허 존속 기간 연장' 신청을 정부가 받아줬다. 또 비만약은 국내에서 급여 대상이 아니라서 소비자가 값을 전액 부담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해 12월 마운자로에 대해 '급여 적정'이라고 판단했지만, 제2형 당뇨병 환자에 한해서였다.
일각에선 국내 제약사의 비만약 출시가 가격 경쟁의 신호탄이 될 거란 기대가 나온다. 한미약품은 올해 하반기 비만약 '에페글레나타이드' 출시를 앞두고 있다. 업계는 이 약이 국내에서 직접 생산되는 만큼, 수입 제품보다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