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매도 사이드카 발동
‘매파’ 케빈 워시 지명에 긴축 공포
‘강달러’ 기조에 환율 1464.3원 마감
코스피가 미국 증시 약세 여파로 인해 5000선 아래로 떨어진 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있다. (사진=연합뉴스)코스피가 하루 만에 5% 넘게 폭락하며 5000선을 내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기 연준 의장으로 강력한 매파(통화긴축 선호) 성향인 케빈 워시를 지명하면서, 유동성에 기댄 글로벌 증시의 투자 심리가 위축된 탓으로 풀이된다.
2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74.69포인트(5.26%) 급락한 4949.67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 2024년 8월 5일 기록했던 ‘블랙먼데이’의 낙폭(-234.64포인트)을 뛰어넘는 역대 최대 하락 폭이다.
지수는 시작과 동시에 101.74포인트(1.95%) 하락한 5122.62로 출발했고, 장중 내내 매도 우위 흐름을 이어갔다. 오후 1시 무렵에는 최저 4933.58까지 밀리며 바닥을 모르는 추락을 거듭했다. 이후 저가 매수세 유입으로 잠시 5050선을 회복하기도 했으나, 외국인과 기관이 쏟아내는 매물을 소화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날 하루 유가증권시장에서 증발한 시가총액만 약 200조원에 달한다.
지수 급락에 따른 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올해 첫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매매 호가 효력정지)도 발동됐다. 한국거래소는 선물 가격 급락이 지속되자 오후 12시 31분, 5분간 프로그램 매도 호가 효력을 정지시켰다. 코스피 시장에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지난해 11월 5일 이후 3개월 만이다.
수급 주체별로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가 두드러졌다. 이들은 합산 4조원 이상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1월 한 달간 23%나 급등하며 유례없는 랠리를 이어온 코스피는 단기 과열 부담 속에 주요국 증시 대비 더 큰 낙폭을 기록했다. 중국, 일본, 인도 등 아시아 주요 증시가 1~2%대 하락에 그친 것과 대조적으로 코스피는 5% 넘게 무너졌다.
폭락 원인 중 하나로 케빈 워시가 차기 연준 의장에 지명됐다는 점이 꼽힌다. 그의 성향을 봤을 때 지금까지 이어진 풍부한 유동성 환경이 바뀔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워시는 2011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연준의 양적완화 정책을 “자산 버블을 키우고 시장을 왜곡한다”며 강력히 비판하고 이사직을 사임한 인물이다. 그의 귀환은 곧 ‘강달러’와 ‘긴축’을 의미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우려는 외환시장으로 즉각 전이됐다. 달러 강세 기조가 뚜렷해지며 원화 가치는 급락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4.8원 치솟은 1464.3원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