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타민 1.9㎏ 밀수…해외 총책 검거
텔레그램 지시·릴레이 밀수 수법
국제공조로 상선까지 추적 성과검찰이 재구성한 태국발 마약 밀수 조직의 국내 유입 경로./부산지검 제공전직 프로야구 선수 출신이 가담한 국제 마약 밀수 조직이 검찰의 국제공조 수사로 적발돼 총책 2명이 구속 기소됐다. 태국에서 들여온 케타민 1.9㎏(시가 약 1억원 상당)을 조직적으로 밀수한 사건으로, 검찰은 운반책뿐만 아니라 해외 상선을 특정해 검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부산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검사 서정화)는 2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향정) 혐의 등으로 전직 프로야구단 소속 선수 A(33)씨와 프로그램 개발자 B(30)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9~10월 세 차례에 걸쳐 텔레그램을 통해 운반책들에게 지시해 태국 현지에서 구입한 케타민 약 1.9㎏을 항공편으로 국내에 밀수입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조직의 해외 총책 역할을 맡아 익명 메신저 뒤에 숨어 운반책을 지휘했고 B씨는 자금 관리와 지시 전달을 담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또 지난해 12월 말부터 올해 1월 초 사이 태국 현지 클럽에서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도 받고 있다.
2025년 9월 11일 인천국제공항 화장실에서 운반책 D(2025년 9월 25일 구속 기소)가 운반책 C(2025년 10월 1일 구속 기소)에게 케타민을 전달하는 장면이 CCTV에 포착됐다. /부산지검 제공이번 수사는 지난해 10월 김해국제공항에서 태국발 마약을 들여오다 적발된 운반책 사건을 계기로 확대됐다. 검찰은 대전·인천·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반복 발생한 태국발 마약 밀수 사건의 수법과 은닉 방식이 유사하다는 점에 주목해 전국 검찰청에 흩어져 있던 관련 기록을 전수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운반책만 검거되고 상선 추적에 이르지 못했던 사건들을 묶어 동일 조직의 범행으로 판단했고 전직 프로야구 선수 출신이라는 단서를 토대로 총책을 특정했다. 검찰은 텔레그램 대화명, 가상자산 지갑 거래 내역, 해외 거래소 자료 등을 추적하고 태국에 파견된 마약수사관을 통해 현지 금융거래 자료를 확보했다.
특히 인천국제공항과 태국 수완나품 공항에서 운반책들이 화장실 등 사각지대에서 수십 초 만에 마약을 전달한 장면이 담긴 CCTV를 확보해 태국과 한국을 잇는 ‘릴레이 밀수’ 경로를 입증했다. 검찰은 총 300여곳을 압수수색하며 증거를 확보했다.
수사 과정에서는 단속을 피하기 위해 운반책에게 미성년 자녀를 동반해 마약을 운반하라고 지시하려 했던 정황도 드러났다. 실제 실행되지는 않았지만, 어린이를 단속 회피 수단으로 활용하려 한 시도까지 확인됐다고 검찰은 밝혔다.
부산지검은 “비대면 거래와 익명 메신저 확산으로 상선 추적이 어려운 마약 범죄의 한계를 극복하고, 원점 타격형 국제공조와 과학수사를 통해 해외 총책을 특정·검거했다”며 “앞으로도 국내 유통 조직까지 상선에서 하선으로 이어지는 ‘탑다운’ 수사를 통해 마약 유입 경로를 원천 차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