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연·고려대·가톨릭대, AI 기본 센서 플랫폼 개발
왼쪽부터 정호상 고려대 바이오의공학부 교수, 양승호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교수, 박성규 한국재료연구원 박사. 고려대 제공.
입 속 침만으로 뇌전증·조현병·파킨슨병 등 뇌신경 질환을 93.94%의 정확도로 구분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반 센서가 개발됐다.

한국재료연구원은 박성규 한국재료연구원 박사팀이 정호상 고려대 바이오의공학부 교수 연구팀, 양승호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교수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침으로 뇌신경 질환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센서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지난 1월 24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게재됐다.

뇌신경 질환은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조기 진단이 어렵다. 파킨슨병이나 알츠하이머병 같은 퇴행성 뇌질환은 변비, 후각 저하, 우울감, 수면장애 등 비전형적 증상이 먼저 나타나 단순 노화나 다른 질환으로 오인되기 쉬워 진단 시기를 놓치기 쉽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뇌 영상 검사나 뇌척수액 검사가 활용되지만 비용 부담이 크고 신체 내부에 직접 기구를 삽입해야 하는 방식이라 일상적인 선별 검사로 활용하기 어렵다.

연구팀은 표면증강 라만 산란(SERS) 기술 기반의 센서를 개발했다. SERS는 분자가 빛과 상호작용하며 나타내는 고유한 신호를 감지하는 분석 기법이다.

연구팀은 센서 구조를 정밀하게 설계해 침 속 극미량의 단백질 신호도 안정적으로 측정할 수 있도록 했다. 단백질 신호가 더 뚜렷하게 포착되도록 분자 포획 기술(GME)도 적용했다.

연구팀은 이 센서로 대표적 신경 단백질 'Aβ42'와 'tau'를 분석하고 정상 단백질과 비정상적으로 변형된 단백질이 서로 다른 신호 패턴을 보인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침 속 신경 단백질 변화를 판별할 수 있는 분석 지표를 도출했다.

임상 침 시료 67건에 적용한 결과 AI 모델을 통해 뇌전증·조현병·파킨슨병 등 뇌신경 질환 3종을 93.94%의 정확도로 구분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침 속 단백질의 구조 변화를 기반으로 신경계 질환을 간편하게 조기 선별할 수 있는 현장형 진단 플랫폼을 제시했다. 정호상 교수는 "향후 다양한 신경계 질환의 진단과 새로운 조기 진단 지표 발굴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