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를 가상자산 거래소에 상장해 주겠다는 명목으로 수십억 원을 챙긴 혐의로 기소된 프로골퍼 안성현씨(44)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사진은 지난 2023년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이동한 안성현씨. /사진=뉴스1
코인 상장을 빌미로 수십억원 뒷돈을 챙긴 혐의를 받는 프로골퍼 안성현씨(45)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2일 뉴시스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백강진)는 이날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를 받는 안씨에 대해 징역 4년6개월을 선고한 1심 판결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안씨는 1심에서 징역 4년6개월을 선고받은 바 있다.

안씨와 공모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이상준 전 빗썸홀딩스 대표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과 1152만5000원 추징, 상장을 청탁한 사업가 강종현 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두 사람은 1심에서 각각 징역 2년·추징금 5002만5000원,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았지만 2심에서 감형됐다. 코인 발행업체 관계자 송모씨는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배임수재 부분과 관련해 강씨가 "코인 상장 청탁 대가로 50억원 또는 30억원을 안씨에게 교부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내용의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상장 성사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단계에서 거액이 교부됐다는 진술이 경험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 신빙성을 인정할 수 없는 이상 배임수재 공소사실은 증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안씨가 "이 전 대표가 상장 청탁금 20억원을 빨리 달라고 한다"고 하며 강씨를 속여 20억원을 별도로 받아 챙겼다는 사기 혐의에 대해서도, 공소사실이 '이 전 대표와 20억원을 받기로 합의했다'는 전제를 두면서, 동시에 '안씨가 강씨를 기망했다'는 내용을 함께 담아 양립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심은 이 부분에서 MC몽 진술에 많은 신빙성을 부여했으나, 반대신문에서 불리한 내용이 나오면 답변을 얼버무려 신빙성이 없다고 봤다"며 "이런 사정들은 강 씨를 대신해 20억 원을 빅플래닛에 투자했다는 안 씨의 변명에 더 설득력이 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안씨가 코인 상장 청탁 과정에서 단순 전달자 역할에 그쳤을 가능성이 크다며, 배임수재의 주체인 이 전 대표와 공범 관계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 전 대표에 대해서는 실제 수수 이익이 감소했고, 가장 고가의 파텍필립 시계를 수사 착수 이전에 반환한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강 씨 역시 인정된 금액이 대폭 줄어들면서 형이 감형됐다.

안씨와 이 전 대표는 2021년 9~11월 강씨로부터 A코인을 거래소 빗썸에 상장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수십억 원을 수수한(배임수재) 혐의를 받는다. 빗썸홀딩스는 빗썸을 운영하는 빗썸코리아 최대 주주다.

검찰은 안씨와 이 전 대표가 강 씨와 송 씨로부터 현금 30억원과 4억원 상당 명품 시계 2개, 1150만원의 고급 레스토랑 멤버십 카드 등을 받았다고 의심한다. 또 이 전 대표는 강씨로부터 3000만원짜리 명품 가방과 고급 의류 등 4400만원 명품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안씨는 '이 전 대표가 상장 청탁 대금 20억원을 빨리 달라고 한다'며 강씨를 속여 20억원을 별도로 가로챈 혐의도 있다. 이들은 2023년 9월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지난 2024년 12월 1심에서 송씨를 제외한 피고인 3명은 징역형을 선고받고 일제히 법정 구속됐다. 이후 2심 과정에서 보석이 인용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받아 왔다.

안씨는 2005년 프로골퍼로 데뷔해 2014~2018년 대한민국 골프 국가대표팀 상비군 코치를 맡았다. 2017년 걸그룹 핑클 출신 성유리와 결혼해 쌍둥이 딸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