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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김건희 주가조작·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1심 ‘무죄’ 판결
알선수재 혐의만 일부 인정받아… 징역 1년 8개월 선고
특검 구형량 10분의 1에 그쳐… ‘합법적 불법의 길 열었다’ 비판도지난 1월 28일, 주가조작·정치자금법 위반·알선수재 등 혐의를 받고 있는
김건희 씨에 대한 1심 판결이 나왔습니다. 바로 일주일 전 한덕수 전 총리가 징역 23년을 선고받은 바가 있었기 때문에, 김건희 씨에게는 어떤 판결이 내려질지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됐는데요.
재판부는 김건희 씨의 주가조작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고,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도 일부만 인정하며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했어요. 특검의 구형량(징역 15년)에 비하면 10분의 1 수준에 그친 결과였습니다.
지난 1월 28일 법원은 김건희 씨에 대해 1심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했습니다.아시다시피 뉴스타파는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부터 김건희 씨와 관련된 여러 혐의들을 파헤쳐왔습니다. 특히 이번 판결의 주요 쟁점들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명태균 게이트’ 사건에 대해서는 거의 수백 건에 달하는 기사로 집중 보도를 이어왔어요. 이번 주 ‘타파스’는 지금까지 뉴스타파의 보도 내용을 바탕으로, 김건희 씨 1심 판결 내용을 분석해 보겠습니다.
뉴스타파가 던진 질문들ㆍ 법원이 김건희 씨의 주가조작,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린 근거는 무엇일까?
ㆍ 법원의 판결 근거에서 의심스러운 부분은 없을까?
ㆍ 이번 판결이 앞으로 우리 정치와 사법 시스템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까?
주목해야 할 사실들도이치 주가조작 무죄… 법원 판결 허점은?ㆍ 우선 첫 번째로 살펴볼 것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즉 김건희 씨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가담했다는 것입니다. 1심 재판부는 이 혐의에 대해 ‘김건희가 주가조작 세력과 공동정범으로 실행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라며
무죄를 선고했어요.
ㆍ 이 판결에 대해 재판부는 ‘주가조작 세력 중 누구도 김건희에게 주가조작에 관해 직접 알려줬다고 진술한 사람이 없다’ 라는 근거를 들었습니다. 즉 ‘김건희는 주가조작 공범이 아니다’ 라는 사건 관계자들의 주장이 일치한다는 것인데요.
ㆍ 하지만 검찰이 이 사건을 수사할 당시 김건희 씨는
현직 대통령의 아내 신분으로, 사실상 우리나라 최고의 권력을 누리고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 누가 ‘김건희는 주가조작 공범이다’ 라고 말할 수 있었을까요?
ㆍ 게다가 법원은 다른 주가조작 사건의 경우, 비슷한 상황에서도
순차 공모라는 개념을 적용해서 유죄를 인정한 사례가 있습니다. 이는 어떤 사건의 주범이 A와 B라는 두 사람과 각각 공모를 했을 경우,
A와 B가 직접 공모하지 않았더라도 공범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개념인데요.
ㆍ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경우를 살펴보면, 김건희 씨는 주가조작의 주범인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과 지속적으로 연락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권 회장은 작전 세력과 공모해 주가조작 범죄를 저질렀어요. 즉 김건희 씨 역시 권오수 회장을 연결고리 삼아, 주가조작 세력과
공모했다고 볼 여지가 있습니다.
ㆍ 하지만 유독 이번 판결에는 권오수 회장의 존재가 빠져 있습니다. 때문에 김건희 씨와 주가조작 세력의 연결고리가 다소 불명확해지고 말았죠.
김건희 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주범인 권오수 회장과 지속적으로 연락하는 관계였지만, 이번 판결에서는 권오수 회장이 상당 부분 배제되어 있었습니다.ㆍ 재판부가 김건희 씨의 주가조작 혐의 무죄 판결을 내리면서 제시한 또 다른 근거는 바로, 김건희 씨가
자신의 주식을 작전 세력이 처분한 것에 대해 항의를 했다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 ‘같은 편(공범)이라면 왜 항의를 했겠냐’ 라는 논리죠.
ㆍ 뉴스타파는 3년 전, 재판부가 근거로 들고 있는 상황을 기사로 보도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 뉴스타파는 오히려 이를
김건희 씨가 주가조작에 가담한 증거로 봤어요. 재판부와는 정반대의 판단을 한 것인데요.
ㆍ 지난 2010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주범인 민 모 씨와 김 모 씨는 ‘김건희가 대판 했다’ 라며 서로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습니다. 김건희 씨가 자신의 증권 계좌에 들어있던 주식을 허락도 없이 처분했다며 항의했다는 내용이었죠. 재판부는 이 문자메시지 내용을 근거로 김건희 씨가 주가조작 세력과 공범이 아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ㆍ 하지만 뉴스타파는 김건희 씨가 항의한
또 다른 이유에 주목했습니다. 당시 주가조작 세력은 김건희 씨가
‘먹은 것도 없다’ 라고 말했는데, 이는 당시 김건희 씨가
‘먹을 것’ 즉
주가조작으로 더 큰 수익을 노린 것이 아닌지 의심되는 정황이에요.
ㆍ 즉 김건희 씨가 주가조작에 가담해서 큰 수익을 노리고 있었는데, 예상보다 싼 가격에 주식을 처분해버리자 이에 항의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만약 이 추측이 사실이라면, 법원은 ‘주가조작의 증거’를 ‘주가조작 무죄의 증거’로 판단한 셈이 되겠죠.
2010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 주범 민 모 씨와 김 모 씨의 문자메시지 대화 내용. 민 씨가 말하는 ‘김’은 김건희 씨를 의미합니다.명태균 게이트도 무죄… “무상 여론조사 시대가 열렸다”ㆍ 다음으로 살펴볼 것은 바로 ‘명태균 게이트’ 사건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입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윤석열 대선후보를 위해 2억 7천만 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해줬다는 혐의였는데요.
ㆍ 재판부는 이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면서, 명태균 씨의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은 것이
윤석열·김건희 부부가 재산상 이득을 취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또 여론조사 결과를 캠프 관계자 등 여러 명이 함께 봤기 때문에
윤석열·김건희 부부에게 이익이 전적으로 귀속된 것도 아니라고 판단했어요.
ㆍ 하지만 이 판결 역시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여론조사는 원래 한 번 실시할 때마다 수백만 원이 지출되곤 합니다. 그렇다면 후보자 입장에서는
‘공짜 여론조사’를 받을 때마다 사실상 수백만 원의 이익을 얻게 되는 셈이죠. 원래는 자신의 정치자금을 지출해서 해야 될 여론조사를 공짜로 하게 됐으니까요.
ㆍ 더군다나 여론조사 결과를 선거 캠프 관계자들이 함께 봤다면, 결국 그
여론조사로 얻게 될 이익은 후보자에게 집중될 것이 당연합니다. 선거 캠프의 목적은 결국
후보자를 당선시키는 것이기 때문이에요.
ㆍ 또 재판부는 명태균 씨가 ‘피고인 부부와 여론조사에 관한 계약서를 작성한 바가 없다’ 라는 점도 무죄의 근거로 삼았습니다. 명태균 씨가 윤석열·김건희 부부와 작성한 계약서가 없으니 그 관계도 불분명하다는 것이죠.
ㆍ 하지만 이 역시 납득이 어려운 근거인데요. 원래 수백만 원이 들어가는 여론조사를 공짜로 제공할 때는
청탁·민원 등 모종의 대가를 바라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실제로 명태균 씨도
김영선 의원의 공천을 청탁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죠.
지난 2022년 5월 9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명태균 씨의 통화 내용. 명태균 씨는 윤석열 후보 측에 공짜 여론조사를 제공하고, 김영선 의원의 공천을 청탁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ㆍ 즉 ‘공짜 여론조사’ 자체가 이미 불법성을 띄고 있기 때문에, 여론조사를 제공하는 쪽이나 제공받는 쪽이나 굳이
계약서를 쓸 이유가 없습니다. 괜히 증거를 남겼다가 나중에 곤란해질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법원은 이러한 맥락을 무시하고 단순히 ‘계약서가 없다’ 라는 사실 자체만을 무죄 판결의 근거로 삼았습니다.
ㆍ 명태균 게이트 사건을 오랫동안 취재해온 임선응 기자는 이번 판결에 대해
“무상 여론조사 시대가 열렸다” 라고 비판합니다. 이제 누구든지 계약서도 쓰지 않고, 공짜 여론조사를 제공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보여주기만 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죠. 이번 판결을 통해 법원이
합법적인 불법 정치자금 루트를 열어준 것이나 다름없다는 비판입니다.
이 보도가 중요한 이유ㆍ 이번 판결에서 재판부가 유죄로 인정한 것은 딱 하나, 통일교 측으로부터 명품 가방과 목걸이 등을 받았다는 혐의였습니다. 그나마도 윤석열 당선인 시절에 받은 샤넬 가방은 ‘구체적인 청탁이 없었다’ 라며 무죄를 줬고, 이후 받은
또다른 샤넬 가방과 그라프 목걸이만 유죄로 인정됐어요.
ㆍ 하지만 이 역시 통일교가
여러 번에 걸쳐 고가의 선물을 줬다는 점을 무시하고, 단순히 청탁이 오간 ‘시점’만 기계적으로 따진 결과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ㆍ 이번 재판의 재판장인 우인성 부장판사는 “불분명할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In dubio pro reo)라는 표현을 쓰면서 판결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이는 어떤 이도 확실하게 죄가 입증되지 않으면 피고인의 이익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법의 원칙 중 하나입니다.
ㆍ 하지만 지금까지 언론 보도와 수사를 통해 밝혀진 분명한 사실들에 비춰보면, 이번 판결은 유독 권력자였던 김건희 씨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 원칙을 적용한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들기도 합니다.
ㆍ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이 김건희 씨 개인의 무죄를 넘어, 주가조작과 불법 정치자금을 어떻게 단죄할 것인가에 대한 기준을 무너뜨렸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뉴스타파는 앞으로 이어질 항소심과 2차 특검 과정도 끝까지 감시하겠습니다.
※ 더 자세한 내용을 아래 영상에서 확인하세요![주간 뉴스타파 라이브] 김건희 1심 선고, 불분명한 판결과 분명한 사실들
(https://youtu.be/lPhy6-Mkoq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