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은 1년에 쌀을 세 번 거둘 수 있는 땅 · 일본은 2024~2025년 쌀이 모자라 난리를 겪음 · 베트남에서 키운 일본 쌀이 일본으로 들어가는 양이 크게 늘어남 · 두 나라 정부가 2025년 9월 농업 협력에 정식 서명
베트남 땅에서 일본 쌀이 자라고, 그 쌀이 다시 일본 밥상에 오른다.
일본은 정말로 베트남에서 일본 품종의 쌀을 키우고 있고, 그 쌀을 일본으로 가져가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단순합니다. 베트남은 쌀농사를 짓기에 더없이 좋은 땅이고, 일본은 최근 2년 사이 쌀이 모자라 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입니다. 베트남 남쪽 끝 메콩강 삼각주는 강물이 실어다 주는 기름진 흙과 일 년 내내 따뜻한 날씨 덕분에 한 해에 벼를 세 번이나 심고 거둘 수 있는 보기 드문 땅입니다. 여기에 일본의 농사 기술이 더해지면서 베트남에서 자란 일본 품종 쌀이 일본 시장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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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쌀 재배 횟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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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일본의
민간 쌀 수입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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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베트남산
쌀 일본 수입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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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3모작
메콩강 삼각주 기준 · 따뜻한 날씨와 풍부한 물 덕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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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9만7천 톤
2024년보다 95배 늘어남 · 1999년 이후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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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4,567톤
2025년 5월 한 달간 수치 · 대만·태국과 비슷한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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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베트남은 왜 쌀농사에 최고의 땅인가
베트남, 특히 남쪽 끝에 있는 메콩강 삼각주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쌀농사 명당입니다.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일 년 내내 덥고 비가 많이 옵니다. 벼는 따뜻한 물과 햇볕을 좋아하는 작물인데, 베트남 남부는 겨울이 없어서 쉬지 않고 벼를 키울 수 있습니다. 둘째, 강이 실어다 주는 기름진 흙이 있습니다. 메콩강은 중국 티베트고원에서 시작해 라오스·태국·캄보디아를 거쳐 베트남까지 수천 킬로미터를 흐르면서 영양분이 풍부한 흙을 강 하구에 쌓아 놓습니다. 이 흙이 쌀농사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땅을 만듭니다. 셋째, 평야와 물길이 넓게 펼쳐져 있습니다. 메콩강 삼각주는 강과 운하가 거미줄처럼 얽혀 있어서 논에 물을 대고 빼기가 쉽습니다.
이 세 가지 덕분에 베트남 농부들은 한 해에 벼를 세 번 심고 거둘 수 있습니다. 한국이나 일본에서는 보통 한 해에 한 번만 벼를 거두는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입니다. 이런 이유로 베트남은 이미 세계에서 쌀을 많이 파는 나라 가운데 손꼽히는 나라가 됐습니다.
② 일본은 왜 베트남에 쌀농사를 투자하는가, "레이와 쌀 소동"
일본이 베트남 쌀농사에 관심을 기울이는 가장 큰 이유는 일본 안에서 쌀이 모자라졌기 때문입니다.
2024년 여름, 일본에서는 마트 진열대에서 쌀이 사라지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사람들은 이 사건을 "레이와 시대의 쌀 소동"이라고 부릅니다. 레이와는 지금 일본 천황의 시대를 부르는 이름입니다. 2023년 여름 너무 더운 날씨 탓에 쌀 농사가 잘 안 됐고, 거기에 사람들이 불안한 마음에 쌀을 평소보다 더 많이 사들이면서 가게에서 쌀이 동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쌀 5킬로그램 한 봉지 가격이 2,000엔 정도였는데 한때 4,500엔 가까이까지 두 배 넘게 뛰었습니다.
여기에 일본 농촌의 오래된 문제도 겹쳤습니다. 일본 쌀농사를 짓는 사람의 65퍼센트 이상이 은퇴할 나이를 넘긴 노인입니다. 젊은 사람들은 쌀농사가 돈이 안 된다며 농사를 이어받지 않으려 합니다. 한 농부는 "쌀값이 너무 낮아서 농사를 지으면 손해를 본다. 그래서 부모들이 자식에게 차라리 회사원이 되라고 말한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정부는 어쩔 수 없이 오랫동안 지켜온 빗장을 풀기 시작했습니다. 원래 일본은 외국 쌀이 자기 나라 농부들을 위협하지 못하도록 아주 높은 세금을 매겨 외국 쌀이 못 들어오게 막아 왔습니다. 그런데 쌀이 모자라자 이 세금을 물고서라도 외국 쌀을 사려는 사람들이 늘었습니다. 미국·태국·베트남·대만 같은 나라에서 쌀을 들여오기 시작한 것이 바로 이 때문입니다.
③ 어떤 품종을 심고, 투자 규모는 얼마나 되는가
"아끼바라"라는 이름은 정확히는 "아끼타고마치(秋田小町)"라는 일본 쌀 품종을 가리킵니다. 아끼타고마치는 일본 아끼타현에서 만든 품종으로 일본에서 두 번째로 인기 있는 쌀 품종입니다. 베트남에서는 이 품종 외에도 비슷한 일본식 쌀(자포니카 쌀이라고 부르는 짧고 둥근 쌀)이 여러 품종 재배되고 있습니다.
투자 규모를 정확한 하나의 숫자로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이것이 한 회사의 단독 투자가 아니라 여러 갈래로 동시에 진행되는 사업이기 때문입니다. 가장 큰 틀은 베트남 정부가 추진하는 "메콩강 삼각주 친환경 고품질 쌀 100만 헥타르 사업"입니다. 이것은 2030년까지 메콩강 삼각주 100만 헥타르(서울시 넓이의 약 16배)에서 환경을 해치지 않는 방식으로 고급 쌀을 키우겠다는 베트남의 국가 사업입니다. 일본은 이 사업에 깊이 들어와 있습니다. 2025년 9월 도쿄에서 베트남과 일본 농업부 장관이 만나 2026년부터 2030년까지 농업에서 함께 협력하기로 정식 약속에 서명했습니다. 여기에는 씨앗 연구, 농사 기술 전수, 가공 기술 전수 같은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실제로 쌀을 일본으로 보낸 사례도 있습니다. 2025년 6월, 베트남 껀터에 있는 한 농업 회사가 환경친화적으로 키운 베트남 쌀 500톤을 처음으로 일본에 수출했습니다. 숫자로 보면, 2025년 5월 한 달 동안 베트남에서 일본으로 들어간 쌀은 약 4,567톤이었습니다. 같은 달 대만에서 들어간 쌀(7,024톤)보다는 적지만 태국(4,014톤)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2025년 한 해 전체로 보면 일본의 민간 쌀 수입량은 약 9만7,000톤으로 2024년보다 무려 95배나 늘었습니다. 이 가운데 미국이 가장 많은 부분(78퍼센트)을 차지하지만 베트남·태국·대만도 꾸준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 2025년 5월, 일본이 외국에서 들여온 쌀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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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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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간 수입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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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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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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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7만5,638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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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가장 많은 양 차지. 미국 쌀은 둥근 모양으로 일본 쌀과 비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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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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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7,024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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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일본에 쌀을 보내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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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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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4,567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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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빠르게 늘고 있음. 일본식 쌀 품종 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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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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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4,014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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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과 비슷한 규모로 일본에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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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일본 농민들의 반발은 없는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큰 반발은 아직 크게 드러나지 않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지금 들어오는 외국 쌀은 일본 농민들이 키우는 쌀과 직접 경쟁하는 자리에 있지 않습니다. 외국에서 들여온 쌀은 주로 도시락, 냉동밥, 식당 밥처럼 "공산품처럼 대량으로 쓰이는 쌀"에 들어갑니다. 일본 사람들이 집에서 밥솥에 지어 먹는 "고급 브랜드 쌀"(예를 들어 고시히카리) 시장에는 아직 거의 들어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본 농민들이 느끼는 직접적인 위협은 크지 않습니다.
둘째, 일본 정부가 농민들을 달래는 데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미국과의 쌀 수입 확대 협상 때도 일본 정부 관계자는 "이번 합의는 일본 농민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외국 쌀 수입을 늘리더라도 일본 농민이 직접 파는 쌀이 아니라 가공용으로만 쓰이도록 선을 긋고 있는 것입니다.
셋째, 사실 지금 일본 농민들의 더 큰 걱정거리는 외국 쌀이 아니라 "농사지을 사람이 없다"는 문제입니다. 일본 농민 65퍼센트 이상이 은퇴할 나이를 넘긴 상황에서 오히려 "누가 우리 논을 이어받을 것인가"가 더 큰 고민입니다. 이런 상황 때문에 외국 쌀을 무조건 막기보다는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쪽으로 여론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다만 앞으로 외국 쌀이 고급 브랜드 쌀 시장까지 들어오게 되면 반발이 커질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⑤ 베트남에서 키운 일본 쌀, 성공적인가
결과만 놓고 보면 상당히 성공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여러 자료가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맛과 품질 면에서, 베트남에서 키운 일본식 쌀(자포니카 쌀)은 일본·한국 쌀과 비교해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오히려 일부 평가에서는 "쌀알이 더 맑고 윤기가 나며 약간 더 단맛이 난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메콩강 삼각주의 영양분 풍부한 흙과 알맞은 날씨 덕분에 품질이 고르게 유지되는 것이 강점으로 꼽힙니다.
가격 면에서도 경쟁력이 뚜렷합니다. 2025년 3월, 일본 가나가와현의 한 쌀가게는 베트남산 자포니카 쌀 5킬로그램을 3,240엔에 팔았는데, 이것은 일본산 쌀보다 700엔 넘게 싼 가격이었습니다. 손님이 몰려 한 사람당 한 봉지로 판매를 제한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습니다.
다만 한계도 분명합니다. 아직 베트남산 쌀이 일본 쌀 시장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작습니다. 2025년 한 해 일본 전체 쌀 수요가 약 700만 톤인 것과 비교하면 베트남산 수입량(연간으로 환산해도 수만 톤 수준)은 아직 작은 숫자입니다. 또한 베트남산 쌀은 "고급 브랜드 쌀"이 아니라 "가성비 좋은 대체 쌀"로 자리 잡고 있어서 앞으로 더 높은 자리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트남 쌀이 "싸구려 쌀"이라는 옛 이미지를 벗고 "품질 좋고 믿을 수 있는 쌀"이라는 새로운 평판을 얻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성과로 볼 수 있습니다.
★ 편집부의 정리, 위기가 낳은 동맹 그리고 베트남의 새로운 기회
이 이야기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일본의 위기가 베트남에 기회를 열어줬다."
일본은 자기 나라 농촌의 늙어가는 문제와 예측할 수 없는 날씨 때문에 더 이상 혼자서 충분한 쌀을 만들기 어려워졌습니다. 베트남은 풍부한 땅과 물, 일 년에 세 번 농사지을 수 있는 기후라는 타고난 강점을 갖고 있습니다. 두 나라의 필요가 정확히 맞아떨어진 것이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협력의 본질입니다.
다만 이 협력이 앞으로 더 커지려면 몇 가지 숙제가 남아 있습니다. 첫째, 베트남산 쌀이 지금의 "가성비 좋은 대체 쌀"이라는 자리를 넘어 "믿고 사는 고급 쌀"이라는 평판까지 얻어야 합니다. 둘째, 일본 농민들의 마음을 계속 다독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까지는 큰 반발이 없었지만, 베트남산 쌀이 더 깊숙이 들어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셋째, 베트남 정부가 추진하는 "친환경 저탄소 쌀" 사업이 말뿐이 아니라 실제로 자리를 잡아야 합니다.
한국에게도 이 흐름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한국 역시 일본과 비슷하게 농촌이 늙어가고 쌀농사를 짓는 사람이 줄어드는 고민을 안고 있습니다. 베트남이 일본과 맺은 이 협력 모델. 씨앗과 기술을 나눠주고 품질 좋은 쌀을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방식은 한국 농업 기업이나 정부에게도 참고할 만한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습니다.
출처: 베트남 농업환경부 · 일본 농림수산성 · 베트남닷브이엔 · 베트남 투자 리뷰 · 재팬타임스 · 닛폰닷컴 · 미국 농무부 해외농업국 보고서 · 베트남뉴스 (2024~2026년 6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