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장기화 여파…중 시장에 주력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했던 현대차그룹이 러시아에 있던 생산공장에 대한 재매입(바이백) 옵션을 행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로이터통신은 2일(현지시간) 현대차그룹이 자사에 보낸 성명을 토대로 이같이 보도했다.

현대차그룹은 러시아·우크라 전쟁으로 부품 수급 등이 어려워지자 2023년 12월 러시아 업체 아트파이낸스에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포함한 러시아 지분 100%를 1만루블(약 14만원)에 팔았다.

다만 현지의 높은 점유율을 고려해 매각 후 2년 내 공장을 되살 수 있는 바이백 조건을 첨부했다. 하지만 옵션 행사 만기 시한까지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사업 재개 여건이 성숙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현대차그룹은 바이백 옵션을 행사하지 않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렸다.

현대차그룹은 현지에서 이미 자사 차량을 구매한 고객에 대해서는 정비 및 관리 서비스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브랜드 이미지 훼손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2007년 현대차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러시아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2010년 6번째 해외 생산거점 공장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준공해 2011년부터 현지 생산을 시작했다. 2020년에는 연간 10만대 생산능력을 갖춘 제너럴모터스(GM)의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도 인수했다.

현대차그룹은 러시아·우크라 전쟁 전인 2021년 현지에서 37만7600대(현대차·기아 합산)를 팔며 점유율 23.6%로 러시아 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의 제재가 시작되자 현대차그룹은 2022년 3월부터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현대차·기아의 공백은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채웠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러시아 승용차 시장에서 중국계 브랜드 점유율은 2021년 8%대에서 2024년 60.4%로 확대됐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리스크가 여전한 러시아 시장에 섣불리 재진입하기보다 중국 시장 복원에 주력하면서, 인도 등을 포함해 해외 진출 지역을 다변화하는 쪽으로 글로벌 전략의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